wisdom- wolf 2025. 3. 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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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 탑 아래의 노래


샤에라, 라크쉬르, 그리고 인간 수호자 기사 테린은 보이드 스폰 무리를 물리친 뒤 잠시 숨을 돌렸다. 테린은 여전히 그들을 의심했지만, 균열의 위협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동행을 허락했다. 셋은 황금 탑을 향해 평야를 가로질렀다. 탑은 이제 눈앞에 우뚝 서 있었다. 그 거대한 황금빛 외벽은 마법 폭풍에 휩싸여 번쩍였고, 공기는 무겁게 진동했다.


"저 폭풍을 뚫어야 해," 샤에라가 말했다. 그녀의 형체가 바람에 살짝 흔들렸다. "삼월의 밤까지 시간이 없어."
테린이 방패를 고쳐 들며 말했다. "탑의 수호자들은 폭풍 너머로 들어갈 방법을 알고 있다. 하지만 외부인을 데려가긴…"
"그럼 혼자 가," 라크쉬르가 퉁명스럽게 끊었다. "난 불꽃으로 길을 뚫을 거다."


그들의 논쟁은 갑작스런 대지의 비명으로 중단됐다. 탑 근처 땅이 갈라지며 거대한 균열이 열렸다. 이번엔 단순한 틈이 아니었다. 검은 물이 균열에서 넘쳐흐르며 평야를 덮었다. 물은 보통 물이 아니었다. 어둠의 차원에서 흘러나온 "어둠의 조수(Void Tide)"로, 닿는 모든 것을 부식시키고 괴생명체를 낳는 독이었다.


"뒤로!" 테린이 외쳤지만, 물은 이미 그들의 발밑까지 밀려왔다. 샤에라는 안개로 변해 공중으로 떠올랐고, 라크쉬르는 불꽃을 뿜어 물을 밀어내려 했지만, 조수는 꺼지지 않고 오히려 증기를 뿜으며 그를 덮쳤다. 테린은 방패로 물을 막았지만, 갑옷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이건 막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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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물속에서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낮고 깊은 음조가 공기를 진동시키며 조수를 멈추게 했다. 검은 물이 굳어지듯 느려졌고, 균열에서 기어 나오려던 보이드 스폰들이 혼란에 빠졌다. 샤에라가 소리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탑 근처 강에서 세이렌스가 떠올랐다.


그녀는 인간과 비슷했지만, 비늘로 덮인 푸른 피부와 물갈퀴가 달린 손을 가졌다. 긴 머리카락은 물에 젖어 반짝였고, 눈은 진주처럼 빛났다. 그녀의 노래가 계속되자 조수가 점점 물러났다. 노래가 끝나자 그녀가 말했다. "너희가 탑으로 가려는 자들이라면, 나를 따라와."
"누구지?" 샤에라가 물었다.
"난 리에나다. 세이렌스야," 그녀가 대답했다. "바다에도 균열이 열렸어. 코랄린이 괴생명체에 짓밟히고 있지. 탑의 폭주를 막지 않으면 우리 모두 끝이야."


라크쉬르가 창을 들며 말했다. "노래로 싸운다고? 도움이 될지 모르겠군."
리에나가 그를 날카롭게 쳐다보았다. "내 노래가 방금 널 구했어. 불꽃만 믿지 말고 귀를 열어."
테린이 끼어들었다. "조수는 물러났지만, 폭풍은 여전히 문제야. 탑에 들어가려면 길이 필요해."
리에나가 강을 가리켰다. "내가 물길을 열어줄게. 조수가 다시 밀려오기 전에 서둘러."


샤에라는 리에나를 믿기로 했다. 그녀의 노래는 어둠의 조수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힘이었다. 리에나가 다시 노래를 시작하자 강물이 솟구쳐 탑으로 향하는 길을 만들었다. 하지만 균열 속에서 "어둠의 목소리"가 속삭였다. "너희는 내 심장을 건드릴 수 없다…" 조수가 다시 밀려오기 시작했고, 네 동료는 탑 입구를 향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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